열세 살에 쓴 첫 글이 백일장에서 뽑혔고,열다섯에는 상금을 받아 비틀스의 원판을 냉큼 샀습니다. 그 후로도, 간간이 끄적거렸습니다.가는 서른을 아쉬워하며, 쓴 글을 모아 책을 엮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. 그러던 것이, 그 후로 삼 십 년이 속절없이 가버렸습니다.그러고도, 평생에 쓴 글을 고치고 고치는 데, 또 삼 년이 휘리릭 달아났습니다. 더 미룰 수 없어, 발이 붓도록, 글 새끼들을 옮겨심을 터전을 찾아다녔습니다. 싸릿대 같은 매초리로, 가을을 쓸어가듯 돌개바람 불던 날, 한 수풀로 몸을 피해 들어갔습니다.그곳은 여린 제 초록이 뿌리내려 설 안식의 뜰이었습니다.생…
열세 살에 쓴 첫 글이 백일장에서 뽑혔고,
열다섯에는 상금을 받아 비틀스의 원판을 냉큼 샀습니다.
그 후로도, 간간이 끄적거렸습니다.
가는 서른을 아쉬워하며, 쓴 글을 모아 책을 엮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.
그러던 것이, 그 후로 삼 십 년이 속절없이 가버렸습니다.
그러고도, 평생에 쓴 글을 고치고 고치는 데, 또 삼 년이 휘리릭 달아났습니다.
더 미룰 수 없어, 발이 붓도록, 글 새끼들을 옮겨심을 터전을 찾아다녔습니다.
싸릿대 같은 매초리로, 가을을 쓸어가듯 돌개바람 불던 날, 한 수풀로 몸을 피해 들어갔습니다.
그곳은 여린 제 초록이 뿌리내려 설 안식의 뜰이었습니다.
생각의 싹들은 안온히 이양되었고, 사유의 이파리들도 곧 번성할 테니, 제 뜰은 머지않아 무성한 상념의 숲을 이루겠지요…
[도서출판 생각나눔]
이기성 대표님.
이윤숙 팀장님.
이지희 편집디자이너.
강보현 교정디자이너께 무성한 고마움을 전합니다.